직접 경험한 기업회생과 개인파산 이야기(2)

 

대학교 4학년 2학기때 처음 회사에 입사한 후 다양한 판매경험과 관리자로서의 업무들을 수행해 왔음에도 대표이사로서 가지게 되는 책임에 대해서는 몰랐던 것 같다.

 

20년넘게 다녔던 회사도 IMF시절에 회사의 부도와 기나긴 법정관리 그리고 M&A를 통한 법정관리 졸업이라는 겪은 후 였기 때문에 회사 생활이 순탄치 많은 않았었다.

 

나름 안정적인 직장에서 쫓겨나다시피 하다 보니 그 이후로는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다니게 되는 회사도 있었고 지인소개로 들어갔던 회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망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보니 꼬박꼬박 급여가 제대로 나오는 곳에 다니는 사람들이 부러워 보일때가 많았다.

 

그러던 차에 그야말로 엉겁결에 제조업체의 대표이사를 맡게 되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잘 몰랐었다. 기존의 경영진으로부터 회사를 M&A하는 형태로 들어오다 보니 함께 회사에 들어온 분들이 있었고 나와 다른 한분이 각자대표의 역할을 하기로 했다. 

 

사실 회사를 인수한 실질적인 오너는 따로 있었기에 나로서는 회사 지분도 없고 그저 자금관리하고 조직관리하는 대표이사로서의 역할이 주어졌었다. 

 

처음 한달동안은 좋았던 것 같다. 회사에서 차도 나오고 급여도 꼬박꼬박 나오고 거기에 법인카드까지 아! 이맛에 대표를 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쁨도 잠시, 자금상황 악화

회사는 금새 힘들어졌다. 회사를 인수한 대주주가 돈이 없다보니 결국은 투자받기로 하고 회사를 인수한 건데 예정됐던 투자금이 들어오지 못하자 회사의 자금상황은 인수한지 한달도 안되어 금방 바닥이 나게 되었다.

회사에 자금이 없다 보니 할 수 있는 것은 국가에서 주는 정책자금이나 은행을 상대로한 추가대출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패션의류 유통과 영업을 할때에는 대리점의 경우에는 보통은 월마감 15일 결제, 백화점의 경우도 늦어야 익익월 5일 결제인데 우리회사의 경우는 제품과 부품을 현금을 주고 구매해서 글로벌로 흩어진 해외법인들에게 짧게는 45일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판매후 입금을 받는 구조다 보니 캐시플로우상 자금수지가 맞지 않는 구조였다.

 

당장에 큰 자금이 있어야 납품을 하고 납품대금을 받아 회사운영비에 충당할 수 있는데 외부에서 수혈하려고 했던 자금이 막히다 보니 어찌할 수가 없었다.

 

대출의 연장 그리고 연대보증의 시작 

회사는 기존에 주거래 은행과 여타 은행들에서 대출이 있었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보증대출까지 존재하고 있었다. 요즘은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은행중에서도 대표이사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곳이 있었다. 보증기금과 같은 경우도 신용보증기금 같은 경우에는 대표이사가 따로 성실이행각서와 책임이행 각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었다.

 

연대보증도 결국은 대표이사의 신용도가 높아야 가능하기에 처음에는 대주주이자 각자대표이사였던 다른분이 대출 연장을 위해 연대보증을 하다가 내가 국민은행대출 3개월 연장을 위해 연대보증을 하게 되었다. 

 

나중에 법인회생후 들어보니 대표이사여도 주주가 아닌 경우에는 연대보증을 세우지 않는다 하던데 국민은행은 예외였던 것 같다. 연대보증을 하기 전에 안된다고 확실히 얘기하거나 최대주주에게 하라고 했어야 하는데.......

 

거기다가 최대주주가 리스(금융리스)한 차량이 있었는데 결국은 회사 명의로 리스를 하는 차량이다 보니 대표이사 신용조회 및 연대보증이 필요하게 되었다. 차는 최대주주가 타고 연대보증은 대표이사가 하게 되는 이런 경우가 다 있다니 결국은 대표이사를 받아들인 잘못으로 불행의 씨앗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